[맛집순례\창덕궁] 창덕궁 뷰를 품은 미슐랭 1스타 한식 파인다이닝 '한식공간'
미슐랭 1스타 한식 파인다이닝 한식공간
제가 몹시 애정하는 창덕궁 옆에는 건축 대가 김수근 선생님의 작품인 '(구) 공간사옥'이 있는데요. 담쟁이로 둘러싸여 '저거구나!'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의 건물입니다.
그 옆으로 장세양 건축가가 지은 통유리로 된 건물, 공간사옥과 그 사이 마찬가지로 장세양 건축가 지은 한옥을 리모델링한 낮은 건물이 있는데, 이렇게 3개의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공간을 '아라리오미술관 인 스페이스'로 부릅니다. 미술관과 감각적인 카페와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어 멋스러운 곳이라, 자주 찾는데요.
5개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뭐하나 예사롭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1층 한옥 지붕 아래 둥지 튼 '프릳츠' 카페도 워낙 유명하고, 2층 고급스러운 전통디저트 전문점, 병과점 '합'은 청담동 본점 외 여기가 딱 1개 있는 분점이구요. 3층 르꼬숑을 지나 4층, 5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모두가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스타 레스토랑입니다.
게다가, 모두 통유리 창을 통해 창덕궁 뷰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한식공간(4층)'을 소개합니다.
한식공간의 점심 상차림입니다. 메뉴는 하나입니다. 고르느라 고민할 필요 없어 편합니다.
첫 번째 주자, 부각 탕수입니다.
와그작, 바삭바삭 씹는 맛이 상쾌한 에피타이저입니다. 우리의 부각이 이렇게 모던한 음식이었던가, 비주얼도 맛도 모두 잡았습니다.
두 번째 주자, 새우 잣즙탕입니다.
큼직한 새우와 고소한 잣즙의 조합이 서양의 스프, 그 무엇이든 부럽지 않습니다. 어쩜 이렇게 잣즙이 매력적일까요. 잣죽의 맛을 몇 개로 끌어올린 고소함이라 반해버렸습니다.
세 번째 주자, 섬초 낙지초회입니다.
잣즙으로 고소하게 샤워한 뒤, 상큼한 초무침으로 입가심을 해주는 느낌입니다. 여기까지가 에피타이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네 번째 주자, 갈치조림입니다.
가시가 발라져있어 고마운 갈치조림입니다. 작은 밥 한덩이가 나와서 약간의 곡기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섯번째 주자, 닭 섭산적입니다.
역시 한국인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은데, 닭이 아니고 소고기이길 바랍니다. 짜지 않아 맛은 좋습니다.
여섯번째 주자, 진짓상입니다.
된장과 청국장 사이의 맛이 느껴지는 강된장을 밥과 함께 비벼먹습니다. 콩나물과 오징어가 들어가 시원하기로 작정을 한 국과 함께 나오는데, 솔직히 밥이 약간 아쉬웠습니다. 너무 평범했달까요, 엄지를 주기 아쉬운 맛이었달까요.
무엇이든 마지막 피날레가 인상을 남기는데 가장 중요한데 한식공간은 에피타이저가 제일 훌륭하고, 그 다음이 메인, 그 다음이 밥 순서라 미슐랭 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짓상이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은 조금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주자, 후식과 차입니다.
강렬하게 단맛을 뽐내지 않는 우리 디저트가 점점 좋아집니다. 부모님 모시고 가기 너무 좋은 곳입니다. 좋은 날 함께하세요.